후기를 쓴다는게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1달 남짓 밀려버렸네요.
아무튼 7월 12~14일 일본 오사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도쿄는 정말 많이 가보았는데(주로 오따꾸 성지순례하러...) 오사카는 처음 가보는것이기에 많이 설레기도 했습니다. 왜 오사카를 가느냐? 하면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는데
1. 앞에서 말했듯 도쿄를 너무 많이 가봤습니다. 사실 일본은 도쿄랑 누마즈만 가봤고 오사카라는 2번째로 큰 도시조차 가본적이 없어서 색다른 곳을 가보고 싶었습니다.
2. https://hyperbolic.tistory.com/11에서 적었듯 일본친구분(오사카 출신)이 한국에 왔을때 많이 놀고 마시고 그랬는데, 그때 다음에 기회가 되면 오사카 와주시죠!라고 말해서 다음 여행은 오사카가 좋겠구나 생각했습니다.
3. 자랑스럽게도 포스텍 후배들이 월파를 진출했습니다! 월파 진출기념 MT가는게 어떻겠느냐 제안이 되었고, 제가 오사카 여행가서 일본 PS러들을 만날 계획이었기 때문에 같이 일본가서 인맥 넓혀보는것도 어떠냐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포스텍 알고리즘 동아리 내부에서 일본여행 계획이 잡혔고, 처음에는 6월 초(포스텍 1학기가 막 끝나는 시점)을 생각했는데 모두의 일정이 안맞아서 7월 12일로 설정했습니다. 처음에는 저 포함 4명정도 가는것을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동아리 후배들의 호응이 좋아서(?) 저 포함 7명이 가게 되었습니다(...)
1. 여행 계획을 세워보자!
인원수가 적었다면야 그냥 대충 그때그때 찾아서 아무데나 가고 그랬을텐데 아무래도 인원수가 많고, 즉석으로 계획 땜빵하는건 한계가 있다고 보아서 여행 계획을 세웠습니다. 제가 MBTI가 P라서 J같이 계획을 짜려니까 죽을맛이더라고요(...) 그런데 후배들 아무도 나 안도와주고 가고싶은거 먹고싶은거 있어요? 물어도 답장은 커녕 반응도 안해주고 쒸익 쒸익
계획을 짜기 위해서 인터넷도 많이 찾아보고 오사카 현지친구한테도 물어보며 맛집이나 갈만한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갈곳 후보는 반응 좋은 순서대로
1. 오사카성
2.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줄여서 USJ
3. 시텐노지
4. 우메다 스카이빌딩
정도였고, 금요일은 오사카 막 도착하기도 했고, 일본 PS러들과 저녁 약속 하는것을 잠정시 하고 있었기에 토요일에 USJ 놀이동산 가고 일요일에 오사카성 가면 되겠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먹을것은 나쁜놈들이 반응조차 안해줘서(...) 그냥 제가 오코노미야키, 라멘, 카츠정도만 생각하고 될때로 되라 놔뒀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대충 다 계획을 짰...........................는데 대참사가
7월 13일 토요일에 UCPC 2024 예선을 진행한다는 전대프연쪽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에라이(...) 저야 올해 UCPC에는 출제, 검수 다 안하기에 어찌되든 상관 없었지만 후배들은 UCPC에 꽤 진심이었고...... 토요일에 USJ에 간 상태에서 3시간동안 예선을 보는것은 좀 많이 어려웠고(일본인 PS러 친구 physics0523님에게 물어보니 카페에서 노트북 5~6대 두는것은 민폐, 길게 있을거면 가라오케등을 가야한다고 하는데 거기서도 콘센트가 여유롭지 않을것) 일본인 PS러 친구 tatyam님은 아예 회의실같은거 하나 빌리는게 어떻겠느냐 제안해주셨는데 이건 제가 부담스러워서 포기했습니다(아니 관광하러 온 외국인일 뿐인데 일본 회의실 하나 빌리는 것까지 해야한다고요?). 그래서 호텔에서 보는것을 생각해서 토요일 아침~2시까지 돌아보고 5시~밤까지 돌아보는 일정으로 나누기로 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스케쥴이 되었습니다.
금요일은 physics0523님이 도톤보리역 근처에서 오코노미야키 집을 예약했고, 도톤보리역 근처 에비스타워 가보라고 해서 도톤보리강 구경 & 저녁 및 술약속을 가는것으로, 토요일 오전은 오사카성, 오후는 우메다로, 일요일 오전은 시텐노지를 가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2. 7월 12일 금요일
인천에서 출발하는 일행이 있고, 김해에서 출발하는 일행이 따로 있었습니다. 저는 인천으로 갔었고요. 포켓 와이파이 빌리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시간이 꽤 촉박해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오사카난바역으로 가는 기차표를 구매했고, 그 후에 숙소가 있는 니시나가호리역까지 가는 지하철표를 구매했습니다. 사실 저는 일본 교통카드(스이카)가 있어서 그냥 잘 다녔는데, 후배들은 없었기에 지하철표 사는 법을 알려줬습니다. 다시 느끼는건데 일본 지하철 진짜 비싸요...
숙소는 큰 다다미방 2개가 있는 곳을 골랐습니다. 호텔을 고른줄 알고 싸게 잘 골랐다- 생각했는데 결제하고 보니 호스텔이더군요(...) 그래도 뭐 괜찮았습니다. 유일하게 일본어를 할줄아는 제가 직원분과 어캐저캐 얘기해서 방에 관해서 조금 얘기를 했었습니다. 기억나는 질답은 다음과 같네요
직원: 혹시 담배피는 분이 있나요?
나: 아뇨 전부 안펴요
직원: 어디서 오셨나요?
나: 한국이요
직원: 오- 그런데 일본어 잘하시네요
나: 말할줄만 알고 쓸줄은 몰라요(...)
나: 혹시 토요일 오후에 숙소에서 조금 시끄러울것 같은데 괜찮나요?(UCPC 2024 예선때문에)
직원: 오전이나 밤이 아니면 괜찮아요. 그런데 무슨 일때문인가요?
나: 그때 중요한 대회가 있어서 숙소에서 쳐야하거든요.
직원: 오 어떤 대회인데요?
나: 프로그래밍 대회요. 그래서 전부 한국에서 노트북도 들고왔어요 하하
직원: 와 대단해요! 다들 정말 똑똑해보여요
나: 저빼고 다 똑똑해요 제가 제일 바보에요 하하(?)
숙소인 다다미방은 꽤 괜찮았습니다. 문제라면 2개가 있는데 첫번째는 건물이 낡아서 그런지 걸을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잘 났다는 것과 옆방의 소리가 잘 들렸다는것. 두번째는 다다미방이 저랑 안맞는지 누우니 뭔가 피부에서 일어나서(...) 전 다다미방 옆에 소파에서 잤습니다. 토요일부터는 또 지독한 비염에 시달렸는데 아마 다다미방 때문일지도. 으윽...
숙소에 짐을 다 푸니 4시정도가 되었고, 저녁 약속은 약 6시였기 때문에 2시간정도 도톤보리강 근처를 가서 관광 및 쇼핑을 진행했습니다.
도톤보리강 주변 돌고 기념품도 좀 사다보니 5시 30분즈음 되었는데, 일본 친구분 두분이 오사카난바역 도착하였다고 하기에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합류한다고 하니까 급격하게 쫄기 시작하는 후배들의 모습이 참 볼만했어요(?) 사실 그럴수 밖에 없는게 같이간 일행중 일본어가 되는 사람이 저 말고 전혀 없고, 영어로 얘기하게 생겼으니 걱정될만 하죠
5시 30분즈음에 physics0523님과 shinchan님과 만났습니다. 제가 일본에 다닐때 베트남에서 후배들이 타온 ICPC 가방을 들고 다녔는데(코치용 가방이었던것 같습니다. 학생들 가방과 차이는 없지만) 똑같은 가방을 들고오신 분이 있어서 가방 똑같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ㅋㅋㅋ
만나자마자 physics0523님이 선물을 나눠주더군요. 그분이 한국에 왔을때 제가 거하게 선물해준적 있는데, 마찬가지로 선물해주신것 같습니다. 어떤 모찌 7개를 선물해주셨는데, 한분씩 나눠가지라고 했었습니다. 한국와서 그거 뜯어서 먹었는데 그거 진짜 맛있더라고요. 무슨 모찌인지는 몰?루
일본 친구 두분과 합류해서 식당으로 갔고, 식당 앞에서 일본분들 더 모여서 사람이 엄청 모였습니다.
한국인은 총 7명으로
1. Hyperbolic(https://codeforces.com/profile/Hyperbolic)
2. menborong(https://codeforces.com/profile/menborong)
3. leo020630(https://codeforces.com/profile/leo020630)
4. kwoncycle(https://codeforces.com/profile/kwoncycle)
5. petamingks(https://codeforces.com/profile/petamingks)
6. astiliate(https://codeforces.com/profile/astilate)
7. querty_po(https://codeforces.com/profile/qwerty_po)
였고, 오신 일본분은 총 6분으로(처음에는 5분만 오시고 1분은 앳코더 WTF때문에 늦참했습니다)
1. physics0523(https://codeforces.com/profile/physics0523)
2. shinchan(https://codeforces.com/profile/shinchankosen)
3. tko919(https://codeforces.com/profile/tko919)
4. tombo_ac(https://atcoder.jp/users/tmb)
5. Shirotsume(https://codeforces.com/profile/Shirotsume)
6. cn_449(https://codeforces.com/profile/cn449) (늦참)
님이었습니다. 그렇게 총 인원 13명, 원치 않은 형태로 한일교류전이 성사되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기에 4명 / 4명 / 4명 형태로 나누어서 앉았고, 그러다보니 제가 다른 테이블의 일본어 번역을 커버해줄수가 없었습니다.... 후배들한테 말이 안통하면 제가 번역해준다고 당당하게 말했는데 물리적 위치로 방해받을줄이야(...) 다행인건 후배들이 어캐저캐 알아서들 잘 대화한것 같더라고요. 바디랭귀지는 짱이야
저는 주로 앞에 앉은 shinchan님과 대화를 했었네요. 기억나는걸 대충 복기하면
shinchan님(이하 신): 어떻습니까 처음으로 오사카 와보신 기분은?
저: 덥네요! 아니 진짜 덥네요!(아시다시피 7월 중순은 장마철이여서 겁나 덥하고 습했습니다)
저: 이번에 여행오게 된게 알고리즘 동아리 후배들 격려차원도 있어요. 저희 학교가 이번에 역대 처음으로 월파 진출했거든요
신: 대단하네요. 제가 있는 오사카 대학도 이번에 7~8년만에 월파 진출하게 된거라 저희도 좀 각별해요. 저희 팀명이 kotamanegi_mijingiri 들어가는데 저희 학교 코치이자 레전드인 kotamanegi님한테서 따왔어요
(속마음: 아니 왜 후배들은 팀명에 Hyperbolic 안넣어요? 전 아직 학교 레전드가 아닌가봅니다 어흑흑 더 실력이 필요하다(몰염치))
저: 일본 사람들 진짜 볼때마다 실력 대단해서 놀라워요. 특히 10대중에 잘하는 사람 많은게 인재풀 넓은게 진짜 실감가요
신: 한국에도 잘하는 사람들 계속 나오지 않아요?
저: 나오긴 하는데 일본만큼은 아니죠. 거기는 매년마다 LGM 계속 나오잖아요. blackyuki님이라던가 PCTprobability님이라던가...
신: 확실히 이렇게 들으니 미치긴 미쳤네요 ㅋㅋㅋ
저: 그래도 한국인들은 코드포스나 앳코더보다 BOJ라는 사이트를 주로 하니까 레이팅에 비해서 실력이 뛰어나다는 이미지가 있긴 해요. 이번 베트남에서도 한국팀이 일본팀 꺾고 1등하기도 했고. 뭐랄까 한국 고수들은 쉬운 문제 푸는 속도는 좀 느려도 어려운 문제는 진짜 잘푼다는 느낌?
신: 확실히. 저도 기회가 되면 BOJ 시작해야겠네요
저: 일본인들은 닉네임 정할때 자기 이름에서 온 경우가 많은것 같아요. 한국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신: 그런가요?
저: hos_lyric님만 봐도 이름이 호사카니까...
신: 듣고보니 그렇네요. maroonrk님 경우는 이름이 리쿠인데, 거꾸로 하면 쿠리(한국어로 밤(먹는거)을 의미합니다)인데 이게 영어로 maroon이고, maspy님의 경우 이름이 마사키고, 저희 학교에 닉네임이 hint???(???는 숫자 3자리인데 제가 기억이 잘 안나요) 인데 이유가 뭐냐면 이름이 히나타거든요.
저: 술 너무 많이 마셔서 머리가 도네요 ㅋㅋㅋㅋ
신: 일본에서는 머리가 돈다는 표현을 안써요. 대충 하이퍼볼릭님 상태를 봤을때 무슨 의미로 쓴지는 알고 있는데, 머리가 돈다라는 표현은 일본에서 "두뇌회전이 빠르다"라는 뜻으로 "머리가 돈다"라고 말하고, 반대로 너무 취했을때는 "머리가 안돈다"라고 말합니다
저: 헉 ㅋㅋㅋ 한국이랑 완전 의미가 반대네요. 머리가 안돌아요 ㅋㅋㅋ
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다른 테이블에 후배들은 뭔 얘기 했는지 모르겠네요. 저랑 같이 한국분중에서는 menborong님이 같이 있으셨는데, 제가 워낙 일본어로 친구들끼리 주저리 하느라 대화에 전혀 끼지를 못하셔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2시간 가량 거하게 먹고 마시고 있다가, 슬슬 1차 마무리할 시기가 되고 2차를 가기로 했습니다. 술을 더 마실까 생각했는데 다들 탐탁치 않은것 같아서 리듬게임 하러 가기로 결정(???) 숙소 돌아갈 후배들만 알아서 보내고 저는 일본 친구들과 리듬게임 하러 갔습니다
리듬게임하러 오사카에서 제일 큰 리듬게임장을 갔고, 진짜 그 어마어마한 규모에 경악하면서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아쉽게도 밤 많이 늦은 시간이라 오래하지는 못했지만요. 다들 술 거하게 취한 상태로 리듬게임하는데 그 상황에서 기록갱신을 해서 뛸뜻이 기뻐하는 physics0523님은 덤(...)
그렇게 일본분들이랑 리듬게임도 끝내고, 저는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마지막 야식으로 도톤보리강에서 산 경단을 먹었네요. 130년 전통이라고 해서 기념품으로 할겸 많이 샀는데, 정작 야식으로 먹으려니 너무 달아서 못먹겠더라고요(...) 내일 일정도 있고 해서 얼른 씻고 잤습니다.
2부는 다음 글에서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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